올해 울진 산불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경북도가 산불 피해 지역을 관광과 휴양을 아우르는 산림레포츠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계획대로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1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도청에서 ‘산림 대전환 프로젝트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위한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울진 산불 피해 지역의 여건을 분석해 피해 극복과 지역 재생을 위한 4대 전략과 16개 과제를 도출했다. 산불로 지역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산림 대응력 강화를 위해 국립동해안산불방지센터, 산불박물관, 산불진화전문교육원을 건립한다. 산불방지 체계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산림 복원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립동해안산림과학연구소와 국립산지생태원 건립이 제시됐다.
또 산림 문화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동서트레일센터, 낙동정맥 산림레포츠지구, 국립한국소나무연구센터 등이 제안됐다. 산촌경제력 강화를 위해서는 스마트산림원예단지, 밀화원특화숲, 산림재생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및 울진·삼척산불특별법 제정 등의 의견이 나왔다.
도는 이번 용역의 선도사업으로 동해안산불방지센터, 산지생태원, 동서트레일센터 건립과 함께 산불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산림 문화력 강화를 위한 낙동정맥산림레포츠지구 조성은 민자로 추진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산불 피해지의 산지 활용도를 높이고 역동적인 산림문화를 창출하는 레포츠체험장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대표적으로 패러글라이딩·루지 이용시설을 만들고 산악승마센터, 국제오리엔티어링숲, 산악자전거체험장 등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민자 180억 원 등 540억 원이 투입되며 오는 2027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도는 이번 용역결과에서 도출된 산림 대전환 프로젝트의 세부과제가 국가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앞서 도는 지난달 산불지역 개발 방안 마련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울진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조속한 복구와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사업 발굴에도 나섰다.
지난 2020년 3월 대형 산불로 519ha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울산 울주군 웅촌 지역에서는 생태산림이 조성되고 있다. 산불 발생 직후 복구계획을 세운 울주군은 219ha는 자연 복구하고, 300ha는 인공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산림청도 산불 피해지를 재건하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북·강원 대형 산불 피해지를 대상으로 지역주민,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생태·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해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강성조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산불 피해지를 활용한 산림과학지구와 산지생태원 등이 조성되면 산불로 소실된 산림의 과학적 관리 인프라 조성은 물론 산림 분야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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