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내 어르신들의 비중이 70% 정도 됩니다. 아플 때 육지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면 2~3일은 걸리는데 공항이 생기면 바다나 풍랑에 구애 받지 않고 병원을 오갈 수 있으니 좋지요.”
곽인길 울릉읍 사동3리 이장은 울릉공항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달 9일 기자단이 뱃길로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닿는 데만 3시간 45분이 걸렸다. 멀미약을 먹었음에도 아래위로 너울지는 파도가 온몸으로 느껴져 맨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쾌속선 승객 400여 명 사이사이에서 들리는 구역질 소리와 냄새도 견디기 어려웠다. 그나마 파도가 심하지 않은 6월이라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고 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배편조차 결항률이 22.1%(최근 5년 평균)에 달한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울릉공항 건설 공사에 착수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공항이 예정대로 2025년 완공, 2026년에 개항하면 50인승 항공기가 매일 76회씩 울릉도를 오갈 수 있게 된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편도 7시간 이상 걸리던 거리는 1시간대로 단축된다. 전국 어디에서나 당일 왕복이 가능해진다.
파도가 강한 동해 한복판에 지어지는 공항인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주로 항만 건설에 쓰이는 ‘케이슨 공법’이 공항 건설에 최초로 도입되는 게 대표적이다. 방파제 역할을 하는 12층 아파트 3개 동 규모(약 1만 6000톤)의 ‘케이슨’을 포항에서 만들면 울릉도 건설 현장까지 해상으로 운반하는 데만 52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케이슨을 총 30함 설치해야 한다.
케이슨을 안정적으로 설치하도록 바닥을 평평하게 다지기 위해 잠수부의 수작업까지 필요하다. 최대 31m 수심 아래로 내려가 자갈 등을 골라내는 일이다. 손종록 울릉공항 건설사업관리단장은 “잠수부가 최대로 일한다 해도 4시간 미만이고 눈이 많이 오는 12~2월에는 육상 작업조차 불가능하다”며 “매일 파도만 쳐다보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난도의 공사를 거쳐 울릉공항이 완공되면 연간 항공 이용객은 2050년 11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9800억 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 360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 교통, 숙박, 편의 시설 등 기반 시설도 확충하겠다”며 “독도 수호 등 상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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