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중 하나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국내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KKR은 특히 SK(034730)그룹과 동맹을 맺은 듯 든든한 ‘돈줄’ 역할을 하면서 한국 재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KR은 SK그룹이 매각 중인 1조 원 규모의 산업용 가스 생산 설비에 대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새 주인 자리를 예약했다. 지주사인 SK 산하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주관해 지난달 실시한 입찰에서 브룩필드와 맥쿼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KKR이 딜을 따낸 셈이다. 해당 설비는 SK하이닉스(000660)에 공급하는 산업용 가스를 생산 중이어서 사실상 안정적 수익이 보장돼 있다.
앞서 KKR은 지난해 11월 SK E&S에 2조 4000억 원을 투입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며 자본 확충을 지원했다. SK E&S 우선주 100%를 확보한 KKR은 이전부터 해온 국내 폐기물 처리 사업과 E&S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수소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제시하며 파트너 자리를 꿰찬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2020년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업체인 에코그린홀딩스의 경영권을 8750억 원에 인수했으며 수처리 업체인 TSK코퍼레이션 지분 37%도 44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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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이 국내외 설비 투자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4조~5조 원 규모의 외부 자본 유치에도 유력한 투자자로 꼽히고 있다. SK 측의 제한적인 초대 명단에 포함된 KKR은 SK온 투자 조건을 정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 협약이 성사될 경우 1조 원 안팎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KKR은 최근 한국 투자를 4조~5조 원가량 대폭 확대하면서 인력도 기존 10명 정도에서 30명 규모로 대폭 늘렸다. KKR코리아는 박정호·임형석 공동 대표 체제인데 맥쿼리에 몸담았던 김양한 전무와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한 한신 상무 등을 영입하며 인프라 투자 역량을 강화했다. 43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사모펀드인 KKR은 지난해 10월 한국계인 조지프 배를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는데 배 대표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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