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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SK온, 투자유치 적격 후보 6곳 선정…TPG는 불참

기업가치 35조 놓고 줄다리기

수익률 보장 여부도 쟁점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의 모습/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자회사인 SK온이 투자유치를 위한 적격후보(숏리스트) 6곳을 선정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국부펀드 대부분이 적격후보로 선정됐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 투자유치 주관사인 JP모건과 도이치증권은 지난 21일 블랙록·블랙스톤·칼라일그룹·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등 PEF와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선정됐다. 예비입찰 참여를 검토해온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은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보들은 SK온에 대한 실사와 본입찰을 거치면서 투자 조건에 대해 협상할 계획이다.

SK온은 35조 원의 기업가치 기준으로 지분율 10%, 3조~4조원 안팎의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 회사는 투자 형식으로 보통주만 가능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그러나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 일부는 SK온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형식인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전환우선주(CPS), 영구 전환사채(CB)를 제안했다.



상환전환우선주로 투자를 받을 때 보통은 상환 조건 때문에 부채로 잡히지만, 상환권을 SK온이 행사하면 자본으로 인정된다. 상환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나 만기를 30년 이상으로 잡는 영구 전환사채로 불완전하나 자본이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소수 지분 투자 시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받는 메자닌(채권과 주식의 중간) 형식을 요구하는 게 대부분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35조원을 주장하는 SK온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장(IPO)에 대해 회사가 당분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점도 부담이다. 이사 추천권 등을 주장하는 투자자에 대해서도 회사와 조율이 필요하다. 다만 시장 전체가 성장 국면이어서 복수의 투자자가 공동 투자를 하는 형식으로 투자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실사를 거치면서 회사의 단점을 짚어내며 회사가 주장한 기업가치를 낮추려고 할 것”이라면서 “적격 상장 조건이나 투자 형태, 이사회 참여 등 위험 방지를 위한 조건도 줄다리기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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