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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그래픽 등 고부가 반도체 전략 주효…인텔 제치고 1위 탈환 눈앞

■1분기 매출 사상 최대…복합위기 뚫고 '어닝 서프라이즈'

D램값 낙폭 크지않아 반도체가 영업익 절반 견인

세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올 '300·60 클럽' 청신호

프리미엄 가전·환율 효과 등에업고 호실적 이어갈 듯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에는 주요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의 견고한 성적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D램 가격의 하락 폭이 시장 예상보다 크지 않아 반도체 실적에서 선방한데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까지 더해진 결과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 공급망 위기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첫 ‘연 매출 300조 원, 영업이익 60조 원’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가 이끈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를 뛰어넘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반도체·스마트폰’이 이끌었다. 여기에 12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7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은 1분기를 ‘계절적 비수기’라고 보기 무색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기록했던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76조 원)을 한 분기 만에 1조 원(0.56%)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3000억 원(1.66%)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기록한 ‘매출 70조 원’을 3개 분기 연속 돌파하는 중이다.

실적의 핵심은 역시나 주력 사업인 반도체다. 증권가 추정치로 보면 1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25조 원, 영업이익은 8조 원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14조 10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로 벌어들인 셈이다.

당초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을 쥐고 있는 D램의 경우 올 초부터 가격 하락 우려가 크게 확산하면서 실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D램은 지난해 대비 가격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받쳐주면서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서버·모바일·그래픽 등 첨단 공정 제품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뤘다.

또 하나의 주력 분야인 낸드 플래시에서도 2월 기옥시아·웨스턴디지털(WD)의 원자재 오염에 따른 공급량 감소가 삼성전자의 매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또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22를 앞세워 양호한 판매 실적을 거두면서 뒤를 받쳤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네트워크 사업 부문에서 4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갤럭시S22는 출시 43일 만에 100만 대를 돌파하는 등 시장의 호응을 얻으며 순항하는 중이다.

가전의 경우 TV 등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영업이익은 7000억 원 수준이다. 이 밖에 원·달러 환율 효과도 이익 개선 효과를 더했다는 평가다.

매출 300조·영업 60조 달성 청신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사상 첫 300조 원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279조 원을 최소 7.5%, 영업이익 51조 5700억 원을 최소 16.3% 넘어서야 가능한 실적이지만 증권가는 이를 위한 실적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핵심은 역시 반도체다. D램 가격 하락 폭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낸드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SSD 출하량이 2021~2026년 연평균 4.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14조 9000억 원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실적 증가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도할 것”이라며 “D램 가격 하락은 -1%로 제한적이고 낸드는 가격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대로 실적이 달성된다면 인텔과 경쟁하고 있는 ‘반도체 업계 1위’ 싸움도 충분히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는 752억 800만 달러(약 91조 7500억 원)로 인텔(765억 6900만 달러, 약 93조 4100억 원)에 밀렸지만, 지난해 3·4분기 연속으로 인텔을 제치며 순항하고 있다. 인텔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치고 올라가면서 1위 탈환은 물론 격차까지 더 벌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난과 글로벌 공급망 위축 등 불안 요소가 여전한 상황에서 경쟁자들의 추격도 매서운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에 나선 파운드리에서 수율 문제 등으로 아직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다 인텔도 파운드리에 대규모 투자하며 뒤를 추격해오고 있다. 탄탄한 메모리 반도체 외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의 시장 확대도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모멘텀은 수요 회복에 따른 메모리 가격 반등 및 실적 개선 증명, 파운드리 실적 회복에 따른 신규 먹거리 확보, 그리고 인수합병(M&A)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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