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거래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이 신세계(004170)·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금융그룹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IFC가 금리 인상에도 끄떡없는 ‘슈퍼코어(초우량 자산)’로 평가돼 인수 후보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매각가는 4조 4000억 원 선까지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IFC 매각 주관사인 이스트딜시큐어드는 최근 신세계·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두 곳을 IFC 인수 적격 후보인 ‘쇼트리스트’에 선정했다. IFC는 현재 캐나다의 세계적 부동산 투자 업체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실시된 IFC 매각 2차 본입찰에는 신세계·이지스 컨소시엄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계 투자 업체인 ARA코리아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5곳이 참여했는데 매각 측과의 협의 과정에서 3곳이 탈락 또는 인수 포기를 했다.
실제 두 차례 입찰을 거치면서 IFC의 몸값이 당초 3조 원대에서 4조 원을 넘어 4조 원 중반까지 치솟자 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였던 ARA자산운용은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인수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낸 바 있던 마스턴투자운용 역시 자금 조달 계획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탈락했다. 이번 매각에 정통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IFC의 공실률이 현재 제로에 가까울 만큼 안정화돼 ‘밸류업(빌딩 가치 제고)’ 가능성이 낮아 외국계 투자 업체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인수하기 어려운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인 IFC는 연면적만 약 33만㎡에 이르는 오피스 빌딩(1·2·3 IFC)과 IFC몰·콘래드호텔 등이다.
신세계는 스타필드몰을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를 앞세워 여의도의 ‘핫플레이스’인 IFC에 입성해 ‘더현대 서울’에 대항할 대형 쇼핑센터를 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IFC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 측은 IFC 인수에서 컨소시엄을 형성한 이지스운용과 최근 다양한 투자를 함께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증권·보험 등에서 자금력이 막강한 그룹 계열사들을 동원해 IFC를 품으려 한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IFC를 인수할 경우 시장을 대표할 리츠(REITs)로 만들어 부동산 금융에서도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IFC 리츠가 나온다면 단숨에 국내 최대 리츠가 되고 서울시가 보유한 토지를 국내 투자자들이 함께 소유하는 형태가 돼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IFC의 몸값이 4조 원 중반까지 오른 것은 양측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내내 시중금리는 상승 사이클을 그릴 가능성이 높아 대주단 모집에 어려움을 겪거나 금융 비용이 크게 늘어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투자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투자자산으로서 IFC의 가치는 국고채 수준으로 높지만 시중금리 상승에 인수자의 부담이 커진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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