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LG생활건강(051900)의 매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4분기에 진행될 대규모 글로벌 쇼핑 행사를 앞두고 심화된 물류 대란으로 상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일부 매출 기회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럭셔리 화장품과 프리미엄 제품이 선전하며 영업이익은 66분기 증가세를 이어갔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이 2조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고 26일 공시했다. 2005년 3분기 이후 분기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3,423억 원으로 같은 기간 4.5% 늘었고, 순이익도 2,395억 원으로 3.4% 증가했다. 그 결과 LG생활건강은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6조684억 원, 영업이익은 8.7% 증가한 1조 486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누계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줄어든 데에는 해외 사업 비중이 가장 큰 화장품 사업의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 화장품 사업은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전년 동기 매출이 10.2% 줄어든 1조267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며 판매 비중을 높인 결과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 증가한 2,154억 원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후’를 업그레이드 한 ‘비첩 자생 에센스’를 출시했고, ‘빌리프’와 색조 브랜드 ‘VDL’은 협업을 통해 최근 MZ세대가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비건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지난해 급증했던 위생 용품 수요로 인한 ‘역기저 효과’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수익 개선이 어려웠음에도 피지오겔, 자연퐁 등 주요 브랜드들이 선전하며 매출 성장을 이뤘다. 생활용품 사업의 3분기 매출은 5,400억 원으로 6.1% 늘었고, 영업이익은 636억 원으로 4.7% 줄었다.
음료 사업은 코카콜라 제로를 중심으로 한 저당·저칼로리 라인업 상품들에 힘입어 매출이 6.1% 증가한 4,437억 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제로는 전년 동기 대비 53% 매출이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밖에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배달업체와 온라인, 편의점 등에서도 음료 사업의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상반기부터 이어진 원부자재 가격 압박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한 632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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