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라는 악재 속에서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며 선방했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8조 8,672억 원, 영업이익 1조 6,06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판매 물량 감소와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에도 불구하고 판매 믹스 개선과 품질비용 감소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줄어든 89만 8,906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아이오닉 5, GV70, 투싼 등 SUV 신차들이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올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차량 생산이 감소하면서 15만 4,747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숫자다. 해외 시장의 경우 중남미, 아중동 등 신흥국 판매가 증가한 반면, 주요 시장은 생산 차질 여파에 약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보다 6.8% 감소한 74만 4,159대를 판매했다.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늘었다. 제네시스와 전기차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효과가 전체 물량 감소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3140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해 1조 6,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5.6%를 나타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 9,370억 원, 1조 4,869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사 역량을 동원한 부품 추가 물량 확보 지속 추진,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감소 최소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 유동성 관리 중심의 경영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올해 초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조정했다. 반도체 공급 차질의 영향을 반영해 올해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다만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기존 14~15%에서 17~18%로,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4~5%에서 4.5~5.5%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 계획은 대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8조 9,000억 원에서 8조 원으로 변경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3조 3,000억 원, 설비투자(CAPEX) 3조 9,000억 원, 전략투자 8,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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