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상장사의 중간 배당금 규모가 처음으로 4조 원을 돌파했다. 실적 개선으로 중간 배당을 시행한 기업이 늘면서 전체 배당금에서 삼성전자(005930)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반기(6월) 배당에 나선 상장사는 62곳으로 2019년(49곳), 2020년(47곳) 보다 크게 늘었다. 배당금 규모는 총 4조 3,913억 원으로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19년보다 31.0% 급증했다. 중간 배당 규모가 4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기 배당금은 2017년 1조 8,324억 원, 2018년 3조 1,839억 원, 2019년 3조 3,502억 원으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에는 2조 6,297억 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실적 개선으로 반기 배당금을 늘리거나 신규로 반기 배당을 집행하는 상장사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반기 배당금을 417억 원 가량 소폭 확대했고, POSCO(005490)는 대폭 늘려 3,025억 원을 배당했다.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반기 배당을 하지 않았던 현대차와 S-Oil(010950)은 각각 2,005억 원, 1,125억 원을 배당했다.
특히 금융지주사가 중간 배당을 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4대 금융지주의 중간 배당금은 7,596억 원으로 전체의 17.3%를 차지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2,040억 원을 배당했고 KB금융(105560)(2,922억 원)·신한지주(055550)는(1,549억 원)·우리금융지주(316140)(1,083억 원)는 처음으로 중간 배당에 나섰다.
전체 배당액에서 삼성전자의 비중도 줄었다. 올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의 중간 배당 규모는 2조 2,362억 원에 달해 삼성전자(2조 1,550억 원)의 비중이 절반 아래(49.0%)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2조 원 이상의 중간 배당을 하면서 비중이 60%를 웃돌았고 작년에는 전체 중간 배당금의 80.3%를 차지했다. 1,000억 원 이상을 중간 배당 한 기업은 총 10개로, 지난해 2개, 2019년 5개보다 대폭 늘어났다. 이들은 코스피 종목이었다. 코스닥 종목 중에는 씨젠(096530)이 207억 원을 중간 배당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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