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079160)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실권주 일반청약이 성황리에 마감했다. 종가 대비 15% 가량 낮은 전환가로 시세차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16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영구CB 실권주 청약에서 약 16조2,000억 원 규모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최종 통합경쟁률은 76.8대 1이다.
CJ CGV는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주주배정 청약을 진행했으나 약 890억 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모집액의 29.55%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CJ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2,000억 원이 넘는 물량이 일반 청약으로 풀렸지만 전환가(2만6,600원)가 최근 종가 대비 약 15~20% 낮았던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영구CB의 표면 만기는 30년, 금리는 연 1%다. CJ CGV가 발행일로부터 5년 후 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는 연 3%로 올라간다. 투자자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인 전환청구권은 올해 7월 8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CJ CGV는 이번 CB 발행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을 차입금 상환(2,100억 원)과 운영자금(900억 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CJ CGV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유휴자산을 매각하고 일부 상영관 영업 정지, 구조조정 등 여러 자구안을 시행해왔지만 차입 부담이 늘면서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CJ CGV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412.7%로 전년 동기 652.6%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번 자본 확충이 완료되면 회사의 부채비율은 640%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CJ CGV는 “이번 영구CB 발행은 자본 조달 시장에서 향후 극장의 미래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지난해 선제적으로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터키법인 손실금과 운영자금 등을 마련한 만큼 이번 자금 조달은 유동성 확보보단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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