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두 달 여만에 외화채권을 추가 발행했다. 지난 3월 발행했던 것과 같은 조건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최종 발행 규모를 8억 달러로 확정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유로채권 사전청약을 진행해 3억 달러 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이 주관 업무를 맡았다.
지난 3월 발행한 달러채권을 증액하는 형태로 5년 만기 전액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했다. 지속가능채권은 ESG채권의 일종으로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으로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
금리(스프레드)는 3월 발행 때보다 다소 높아졌다. 이번 발행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 금리에 85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1.67% 수준으로 결정됐다. 지난 3월 발행한 달러채권의 경우 동일 만기 미국 국채 대비 68bp 높은 1.54% 선이었다. 다만 최초 제시했던 희망금리(1.92%) 대비해서는 약 25bp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마련한 자금은 총 8억 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특히 창사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외화채권임에도 불구하고 민간기업 최초 증액발행(re-tap)에 성공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아시아와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네이버의 인지도가 높아진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올해 자회사인 네이버웹툰을 내세워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업체인 왓패드를 인수하고 글로벌 IB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국내 기업 중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A급 이상 민간기업은 삼성전자(005930)(AA-), 삼성SDS(A-), SK텔레콤(017670)(A-), SK브로드밴드(A-), KT(A-) 등에 불과하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이번 증액발행에 대해 "자본지출과 지분인수를 늘리고 있지만 향후 2년간 우수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우수한 차입지표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및 핀테크 부문에서 20%를 웃도는 매출 성장률이 기대되는 만큼 추가 채권 발행이 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을 친환경 및 사회적 프로젝트와 데이터센터 등 시설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저전력 제품 공급과 자연 에너지 활용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적이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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