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공개되면서 북미간 물밑접촉 혹은 양국간 외교적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어떠한 대북 대응안을 공동으로 내놓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30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공개되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정책 리뷰에 맞춰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행동은 취하지 않고 있었던 상황이다. 지난 3월 단거리 발사체를 동해로 쏘아올렸지만, 핵개발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징후는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북한이 관망적 태도에서 벗어나 대외정세 탐색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까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없는 만큼 대화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 외교를 중심에 두겠다고 밝힌 이상 북한과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은 앞서 지난 3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앞둔 시점에 미국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접촉했지만, 북한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바이든 정부가 외교를 통한 비핵화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보다는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며 일정 부분 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도쿄 올림픽에도 불참할 정도로 방역 물자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대화의 요구 조건으로 각종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공동 대응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해법을 의제로 다루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 북미간 실무진 대화 등 여러 외교채널을 가동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톱다운’ 방식의 대북정책을 취하지 않고 실무진 대화를 통해 비핵화 등 필요한 의제를 논의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위한 한미 양국간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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