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006800)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투자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로 올해 1·4분기 글로벌 증시 반등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가 해외 수익 증가뿐 아니라 선도적인 국내 리테일 비즈니스, 그리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장기적인 이익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증권 업계의 평가다.
◇글로벌 톱티어IB 기틀 마련…빅딜 참여=미래에셋대우는 8조원의 자기자본을 연료로 삼아 그동안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 엔진을 폭넓게 가동하고 있다.
국내 14개 증권사는 지난해 해외 점포에서 전년 대비 156% 증가한 1억2,30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이 중 절반이 미래에셋대우의 몫이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해외 법인의 이익(약 850억원) 비중은 전체 세전 이익의 약 15%에 달한다. 이익 구성 면에서 글로벌 IB로의 기틀을 갖춰가는 셈이다.
올해 역시 해외에서 굵직한 딜을 이어가며 글로벌 IB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타워’를 1조원에 인수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 사업에 3억7,500만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진행했다. 싱가포르투자청·도이체방크 등 세계 유수의 투자자와 함께 홍콩 카오룽반도에 위치한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메자닌(중순위) 대출에도 참여했다.
부동산 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IB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글로벌 유니콘 기업인 마오얀엔터테인먼트의 해외 상장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아시아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인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회사인 ‘빅바스켓’에 600억원을 베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박현주 미래에셋 창업자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자’면서도 글로벌 사업 확대의 의지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중국과 인도의 비즈니스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의 상당 부분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셀다운(재판매)하기도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직접투자(PI)로도 이뤄지고 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투자에 따른 분배금과 배당금 수익으로 2020~2021년에는 거액의 이익을 회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ROE는 5.6%였으나 올해는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로 세상에 기여”…고객 자산 수익 증대 방점=미래에셋대우는 국내 리테일 사업에서도 업계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분야에서는 고객예탁주식이 6조원을 넘어서는 압도적인 업계 1위다.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는 수수료율이 높을 뿐 아니라 환전 수익 확보도 가능하다. 또 고령화 시대에 맞춰 연금 상품 및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퇴직연금,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계좌 등 연금자산이 지난해 한 해 2조원 늘며 올해 초 12조원까지 확대됐다.
경영 효율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던 것은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늘어난 판매관리비용이다. 연초 130여개였던 지점을 3월 말까지 110개 수준으로 줄였으며 올해 말까지 100개 미만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점포 숫자는 줄이는 대신 대형화함으로써 비용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주가도 탄탄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이달 3일까지 17.9%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전망치와 함께 목표주가도 올리고 있다. 1·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1,400억원이지만 4월 중순 이후에는 1,500억원대 후반까지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목표주가도 9,000~1만원으로 올랐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올해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투자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상품을 제공해 고객들이 최적의 자산 배분과 수익 증대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주주 가치 제고를 통해 금융투자 업계 대표주에 걸맞은 시장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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