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생산, 소비, 투자가 동시에 오르며 ‘트리플 반등’했다. 산업활동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3대 지표가 동반 개선된 것이지만 앞선 2월 하락 폭이 워낙 컸던 데 대한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1포인트씩 내리며 역대 최장 기간인 10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 결과를 보면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3.6% 늘어난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0.2%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아직 서버용 반도체 투자는 회복 기미가 없지만, 최근 출시된 휴대폰의 반도체 탑재 용량이 늘면서 모바일용 반도체 수출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전월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 2015년 2월 3.6% 증가한 이후 4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김 과장은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10% 증가하며 24개월 만에 최대 가장 크게 증가했다. 다만 항공기 등 규모가 큰 일회성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항공기를 포함한 운송 장비에서만 설비투자가 26.2% 증가했다. 김 과장은 설비투자가 급등한 데 대해 “지난 2월 워낙 안 좋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항공기 수입, 5세대(5G) 통신망 구축,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건설기성은 8.9% 증가했다. 지난 2011년 12월 11.9% 증가한 이후 8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월별로는 직전월 하락 폭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3월 수치가 개선됐지만 설 명절 등의 효과를 제거한 분기 지표로 보면 여전히 겨울이다. 올해 1·4분기 생산은 전분기 대비 0.8%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0.6%보다 하락 폭이 더 커졌다. 광공업 생산도 1분기 2.9% 줄어들며 직전 분기 1.5% 감소보다 더 악화했다. 소비는 1분기 기준으로 1.3% 상승하며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플러스를 냈다. 설비투자는 1분기 -5.4%를 기록했다.
3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 선행지수는 98.2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각각 0.1포인트씩 내린 결과다. 동행지수는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6월 이후, 선행지수는 같은 해 3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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