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국제금융시장] 실적 호조 속 숨 고르기

다우·나스닥 동시 약보합세...유럽 증시는 상승

국제유가 소폭 하락 속 금값도 약세 지속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17일(현지시간) 기업 실적 호조에도 헬스케어 업종이 규제 강화 가능성에 급락해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12포인트(0.01%) 하락한 26,449.54에 장을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6.61포인트(0.23%) 내린 2,900.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5포인트(0.05%) 떨어진 7,996.08에 장을 마쳤다.

실적 시즌은 우려와 달리 순항하고 있지만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약해졌다. S&P500이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서고, 나스닥 지수가 전날 6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8,000선을 웃도는 등 최근 지수 상승이 지속됐다.

헬스케어 개혁안에 대한 여론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헬스케어 업종이 2.9% 하락하면서 특히 지수에 부담을 줬다. 헬스케어 업종은 올 들어 0.9% 내려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건스탠리가 이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어닝시즌 분위기를 이어갔다. 팩트셋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의 84.6%가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실적 시즌 전 1분기 기업 이익이 4.2%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다.

중국 경제 지표는 안도감을 줬다.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4%로, 시장 예상치인 6.3%를 웃돌았다. 3월 산업생산은 8.5% 급증해, 5.9% 증가를 예상한 시장보다 호조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이 5월 말이나 6월 초 서명을 목표로 무역협상 최종 시간표를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도 여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베이지북의 경기평가는 ‘다소 미약한’ 성장을 나타내 전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애플과 특허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한 퀄컴은 전일 23% 급등에 이어 이날 12% 상승했다. 펩시콜라는 좋은 실적에 3.8% 올랐다. 반면 넷플릭스는 향후 경쟁 격화 우려에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결국 1.3% 내렸다. IBM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놔 4.2% 급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향후 실적 전망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관심을 끄는 상황이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45% 상승한 12.60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는 이날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온 데 따라 상승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43% 오른 12,153.07을 기록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0.62% 오른 5,563.09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0.02% 오른 7,471.32로 마감했고 범유럽 지수인 Stoxx 50지수는 0.41% 상승한 3,477.73으로 거래를 끝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앞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보다 0.1% 높은 6.4%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작년 1분기 6.8%, 2분기 6.7%, 3분기 6.5%, 4분기 6.4%로 계속 하락했는데 이날 발표로 하락세가 일단 멈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미국의 2월 무역 적자가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는 발표도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이날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5%(0.29달러) 떨어진 63.76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15%(0.11달러) 하락한 71.61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유가가 잇따라 상승하면서 가격이 일부 조정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와 같은 6.4%로 집계돼 일단 하락세를 멈춘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가 하락 폭이 크지는 않았다.

국제 금값 역시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08%(0.40달러) 하락한 1,276.80달러를 기록했다./뉴욕 = 손철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