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안에 보관됐던 예수의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왕 생루이의 튜닉 등 값을 매길 수 없는 인류의 보물들이 대형화재에도 온전히 구조될 수 있었던 데는 프랑스의 소방 매뉴얼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브리엘 플러스 파리소방서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노트르담 성당을 잘 알고 있고 비상시 무슨 일을 할지 정해놓았다”며 “성당에 불이 나면 많은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 센강에 배를 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성당의 구조를 파악하고 화재 시 대응방안을 세워뒀다는 얘기다.
프랑스 소방관들은 주요 문화재에 화재가 발생하면 내부에 들어가 화재를 진압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방관들은 무엇이든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해 달려들었다”며 “소방대 소속 장마르크 푸르니에 신부와 소방관들이 인간사슬을 만들어 유물을 밖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특히 막대한 유물을 보호하기 위해 번호를 매겨 화재 발생 시 외부반출 우선순위를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직후 문화재관리 부처와 파리시 문화재담당자들이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 진화작업을 논의한 것도 피해를 최소화한 이유로 꼽힌다.
파리 소방서는 또 위급 상황에 대비해 노트르담 성당 곳곳에 구멍을 뚫어놓기도 했다. 이 구멍을 통해 소방대원들은 화재 당시 카메라를 장착한 탱크형 로봇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고 드론을 이용해 시야를 확보했다. 노트르담 성당에 스프링클러와 방화벽이 없어 피해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 평소 전기합선에 따른 위험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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