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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美서 미래인재·신사업 사냥한다

LG테크콘퍼런스 참석해

R&D인력 적극 확보 나서

LG테크놀로지벤처스 방문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박차

VR업체 '어메이즈…' 200만달러

모빌리티 SW업체 500만달러 등

6개월간 1900만달러 투자 행보

구광모(왼쪽에서 여섯번째) LG 회장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주 지역에서 유학 중인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 인재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이후 첫 해외출장지로 미국을 방문한 구 회장은 인재유치에 유난히 공을 들였다. 지난해 9월 취임하자마자 LG 연구개발(R&D)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서울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데 이어 구 회장의 올해 첫 국내 대외 행사는 이공계 석·박사 과정생 350명을 초청하는 ‘LG 테크 컨퍼런스’였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에도 뛰어들었다. LG는 기업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달러(약 216억3,100만원)를 투자했다.

구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두 번째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LG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R&D 인력 확보에 직접 나섰다고 11일 LG는 밝혔다. LG 테크 컨퍼런스는 LG가 매년 한국과 미국에서 두 차례 개최하는 행사로 2012년 이후 8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고(故) 구본무 회장도 매년 직접 참석해 R&D 인재를 챙겼다. 올해는 구 회장 외에도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도 함께 참석했다. 또 현지 석·박사 과정에 있는 R&D 인재 300여명도 참여했다.

구 회장은 앞서 2월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테크 컨퍼런스에도 참석해 “LG의 R&D 공간에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꿈을 이루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고객과 사회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 되고 싶은 LG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LG가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만드는 일에 여러분의 꿈과 열정을 더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 발굴도 직접 챙기고 돌아왔다. 구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지난해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그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서 앞으로도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LG전자(066570), LG화학(051910), LG디스플레이(034220), LG유플러스(032640),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총 4억2,500만달러를 출자해 만든 투자 회사다. 지금까지 총 6개 기업에 1,900만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봇, 가상현실(VR), 바이오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투자한 기업으로는 가상현실(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인 ‘어메이즈VR’이 있다. 어메이즈VR은 초고속·초저지연의 5G 시대에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어메이즈VR은 카카오톡 출신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300여개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가상현실 영화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LG테크놀로지스는 어메이즈VR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외에도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에 5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와 광학 필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옵토닷’, 요리법 제공 및 식재료 배달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사이드셰프’, 모바일 분야 등에 대한 벤처투자 회사인 ‘노틸러스 벤처 파트너스’, 바이오 화학물질 제조사 ‘리고스’ 등에 투자했다.

이처럼 구 회장 취임 후 LG는 확실하게 달라진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그간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보수적 기업 문화로 잘 알려져 있었으나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외부 업체에 대한 투자와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LG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활용한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계열사별로도 기술력이 뛰어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LG전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엔젤 로보틱스’를 시작으로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 로보틱스’ ‘로보스타’ 등에 투자하는 등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AI·로봇 분야 등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첫 현장 행보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을 때도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을 위해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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