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게 사용되는 지수(index)에 대해 기본적인 학습만 돼 있다면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 지수를 만들게 된 계기는 성과 평가였다. 예를 들어 ‘한국 주식시장이 올랐다 혹은 내렸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기준점이 필요했고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의 과거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현재의 시가총액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지수를 만들게 됐다. 유상증자와 같이 시가총액이 늘어나는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기준이 되는 과거 시가총액도 늘리는 방식을 통해 조정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시가총액 방식의 지수며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지수가 상승했다는 말을 분해하면 구성 종목의 시가총액이 증가했다는 말로 풀이된다.
사실 시가총액 방식의 지수도 완벽하지는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쏠림이다. 즉 시가총액이 상당한 종목이 지수에 편입돼 있을 경우 그 종목의 주가가 지수 방향성을 결정하게 된다. 역설적으로 지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더욱 커져야 한다는 부분이 시가총액 방식 지수의 부담이다.
시가총액 방식 이외의 지수 중 대표적인 것이 주가를 토대로 만든 다우지수다. 정확한 명칭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인데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30개 대표 종목의 주가를 단순 평균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한국에는 ‘KTOP30’이라는 유사한 콘셉트의 지수가 있다. 해당 지수 역시 주가가 비싼 종목에 의해 지수 방향성이 결정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여기까지만 알아도 지수에 대한 지식은 평균 이상이다.
한국의 대표 지수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이다. 코스피200은 유가증권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인데 흔히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됐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지수의 중요 역할은 대표성이기 때문에 10개의 각 산업군에서 뽑는다. 이로 인해 동일한 시가총액이라도 어느 산업군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코스닥150도 마찬가지다.
유동비율이라는 개념도 이해해야 한다. 해당 지수의 편·출입 여부는 시가총액에 의해 계산된다. 하지만 편입되고 나서는 시가총액에 유동비율을 곱한 유동비율 가중 시가총액으로 지수 내 비중을 산출한다. 유동비율은 말 그대로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유통되는 주식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매매가 힘든 대주주나 채권단 물량 등은 제외하는 것이다. 아무리 시가총액이 크더라도 유동비율이 낮으면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특정 종목이 지수에 편입되면 좋을까. 이 질문은 지수를 사용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규모에 달려 있다. 코스피200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파생상품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연기금 투자자들의 성과 평가 지표로도 활용되고 있는데 최대 100조원 이상이 추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200에 편입된다면 해당 자금에서 기계적인 매수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흔히 얘기하는 지수 편입 효과다. 제외되는 종목은 반대의 상황을 생각하면 된다.
올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관련해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중국의 MSCI 지수 내 비중이 늘어날 예정이고 여기에 비례해 한국은 축소된다. 한국의 비중 축소는 ‘MSCI Korea 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외국인 매도를 의미한다. 이처럼 지수를 활용하는 자금이 증가하는 만큼 지수에 대한 공부가 현명한 금융 투자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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