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확보한 자금 중 약 3,730억원을 전환상환우선주(RCPS) 상환에 쓰기로 했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4년 12월 발행한 것으로 주요 투자자는 산업은행이다. 상환권은 두산중공업, 주식 전환권은 투자자가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공식적인 유상증자 규모를 6,000억원이라고 공시했지만 실제 증자 시점에 주가 하락 가능성과 흥행 정도를 고려해 5,00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의 수요자를 고려해 보통주와 전환상환우선주 두 종류로 나눠 추진한다.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아직 상환 기간이 5년 남아 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신용도 하락과 금리 부담 때문에 조기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부터 각종 금리가 오르는데다 신용도가 떨어져면 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우선주에 대해 2014년부터 5년간 3.30%의 배당률을 보장한 뒤 2019년 이후 매년 0.75%씩 오르고 신주인수계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1.50%를 올릴 수 있다.
조건 중에는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이 BBB+ 밑으로 떨어지면 금리를 상향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최근 3대 신용평가사가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하향 검토한다는 의견을 내려 이 조건을 적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두산중공업이 조기상환을 하더라도 2019년 이후부터는 갚아야 할 액수가 늘어난다. 두산중공업은 발행 후 5년째가 되는 날에는 원금에 5.48%를 가산한 돈에서 그동안에 준 배당금을 뺀 금액만 갚으면 된다. 그러나 5년 후부터는 이자율이 더 높아진다.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로 모은 돈의 상당액을 자체 상환에 쓰지만, 그렇다고 두산건설 지원 가능성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두산중공업 측 관계자는 “비업무용 토지를 매각할 계획이고 올해 수주 실적도 상승하고 있어 두산건설 유상증자 자금 마련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토지 매각으로 3,5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오히려 두산중공업이 앞으로 두산건설을 지원할 의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3,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출자 이후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지분율은 73%에서 93%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중공업의 증자와 두산건설 지원이 상대적으로 두산건설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이 참여하는 유상증자로 유동성 위험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면서 “반면 두산중공업은 총 차입금이 2018년 말 기준 4조 4,000억원으로 이번 증자로 인한 차입부담 완화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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