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금융(P2P) 업계에서 전직 뱅커들이 귀한 몸이 되고 있다. 특히 30년 경력의 전직 지점장 출신들도 구인난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국회 입법을 통해 P2P를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자 P2P들이 금융전문가를 확충해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 업체인 8퍼센트는 연초 A은행 지점장 출신 3명을 한꺼번에 채용해 화제가 됐다. 국내 유수의 은행 지점장 출신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8퍼센트 내부에서 수습기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 시중은행과는 달리 P2P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대출과 투자 등이 이뤄지다 보니 지점장 출신이라고 해도 새로 습득할 업무가 많아서다. 8퍼센트의 한 관계자는 “30년 경력의 은행 지점장 영입을 통해 P2P가 더 강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은행의 연체관리 노하우 등을 접목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지점장 출신 인사들은 8퍼센트 감사나 여신관리, 신용평가 관련 업무를 고도화하는 일에 집중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렌딧은 상시채용을 통해 전체 인력의 30%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카드사 출신으로 채웠다. 현장에서 쌓은 실무경험을 활용해 외형성장은 물론 부실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대출 전문인 테라펀딩도 전체 인원 100명 중 30여명이 2금융권 출신의 지점장과 부차장급 출신이다. 이들은 현재 영업심사 등을 맡고 있다. P2P들이 전직 은행 지점장 등을 잇따라 영입하고 나선 것은 P2P 법제화를 앞두고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도 있지만 시장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개별 P2P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는데다 일부 업체 대표의 사기·횡령 사건이 불거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P2P 업계의 한 관계자는 “P2P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출이나 여신심사를 강화해야 하는데 금융권 출신 인사들의 노하우가 절실하다”며 “P2P 시장이 커질수록 금융권 출신들에 대한 러브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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