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지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2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87포인트(1.22%) 하락한 24,404.48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7.81포인트(1.42%)내린 2,632.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6.87포인트(1.91%) 떨어진 7,020.36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마틴 루서 킹 데이로 하루 휴장한 뒤 이번주를 시작한 시장은 연휴 기간 나온 글로벌 성장 둔화 악재를 반영해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를 가리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다 중국 경기둔화를 이유로 3개월 만에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또 내려 잡았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5%를 전망했다. 석 달 전에 제시한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지난해 7월 3.9%에서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어떤 ‘블랙스완’ 사건에 경계를 유지하고, ‘회색 코뿔소’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협상과 관련한 우려도 커졌다. 미국이 캐나다에 중국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중국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달 말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 이번 주로 예정됐던 무역협상 기획 미팅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다우지수는 한때 450포인트 이상으로 낙폭이 커지기도 했다.
다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계획된 미팅 자체가 없었으며 사실이 아니다”고 밝힌 뒤 낙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다소 완화적인 입장에도 지적 재산권 등과 관련된 핵심 이슈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으며, 무역협상 소식에 투자 심리가 여전히 취약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뉴욕증시가 가파른 반등세를 보인 만큼 차익실현 욕구도 커졌다. 무역협상 낙관이 계속되고 기업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다는 안도 속에 시장은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긴 연속 주간 상승 기록이다. S&P 500의 경우 크리스마스 이브 전 저점대비 1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기업 실적 영향력은 다소 줄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S&P 500의 11%가 실적을 공개했다. 56%가 예상을 상회했고, 60%는 5년 평균을 하회했다. 아르코닉은 회사 매각 방침을 포기한다고 밝힌 뒤 16% 급락했다. 반면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분 매입과 회사 가치 확대 방침 등에 이베이는 6.1%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가파른 반등 이후 시장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파이퍼 제프리의 크레이그 존슨 수석 시장 분석가는 “시장 회복은 인상적이었지만, 최근 ‘V’자형 회복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있다”며 “2011년과 2016년과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저점 조정에 다시 돌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쏠려 있는 투자 심리를 보면 12월 저점을 다시 찍을 수도 있지만, 현 회복 과정에서 이중 바닥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충분한 증거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부진했다. 미국의 지난 12월 기존 주택판매(계절 조정치)는 전월보다 6.4% 감소한 499만 채로 집계됐다. 2015년 11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큰 폭 줄었으며, 전문가 전망 집계치인 525만 채도 대폭 밑돌았다. 지난해 기존주택 판매는 2015년 이후 가장 적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85% 급등한 20.80을 가리켰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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