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을 비롯해 해외 게임사의 ‘무덤’으로 불린다. 닌텐도·세가·캡콤 등 수십 년간 시장을 휘어잡은 전통의 게임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초고속 인터넷망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일본에서의 대세도 온라인과 모바일로 전환된 것을 계기로 변화가 시작됐다. 실제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 내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1조58억엔(약10조6,700억원)으로 미국(1조20억엔)을 넘어섰다. 한국보다도 3배 이상의 큰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다. 그럼에도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구글과 애플 양대 앱 장터 게임 매출 순위 10위권에 오른 한국 게임은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유일하다. 5위권 안에 드는 외산 게임은 일본의 ‘포켓몬’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미국 나이언틱의 ‘포켓몬 고(GO)’ 정도다.
넥슨은 2002년 처음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 시장에 진출한 뒤 16년 동안 문을 두드렸다. 이후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등을 출시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2011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1부)에 상장하면서 기업 인지도도 높였지만 매출액 순위 최상위권에 오래 머무르는 ‘초대박’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모바일 액션 게임 ‘오버히트’가 지난 5월 출시된 뒤 일정 기간 10위권 안에 들었지만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한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아직 더 많은 욕심이 생긴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닌다. 김 본부장은 “큰 내수시장을 가진 일본 내 경쟁에서 이겨내야만 글로벌 기업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성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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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시점을 2019년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의 IP로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동시에 제작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계다. 넥슨을 포함해 일본 내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게임 개발사, 음원 업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동시에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선보여 IP의 영향력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다. 게임 장르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으로 확정됐다.
김 본부장은 “일본에서 10년 가까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작품의 양보다는 ‘질’로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2019년에는 굵직한 MMORPG 대작을 몇 개 출시해 현지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게임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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