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는 “조선업계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올해 말부터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데 건조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백 장관에게 상황을 알렸다.
현대중공업의 차입금 규모는 2016년 말 16조732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7조8,294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5조3,272억원에서 3조6,94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반적인 수주 감소에 금융권의 여신관리 강화가 겹쳤다.
문제는 신규 수주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의 신규 수주량은 1,000만CG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약 16% 늘어난 수치다. 현대와 삼성은 각각 1조3,000억원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 중이지만 금융권 여신이 풀리지 않으면 추가 수주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조선 3사는 △여신회수 중단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 조정 △추가 대출 등을 산업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RG는 올해 수주가 확대되면 은행들과 약정한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 삼성의 RG 한도는 11억달러이며 현대도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 3사는 추가 선박 건조를 위한 제작금융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금의 약 60%가 건조를 마칠 때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만도 수천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3사가 올해 상환해야 할 회사채와 기업어음(CP)만도 9,930억원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수주 마케팅에 나서려면 금융권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과 여신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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