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067160)의 한 방송진행자(BJ)는 지난달 31일 새벽 부산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한밤에 바닷가를 산책하는 모습을 촬영하다가 해변에서 사람 형태의 물체를 발견했다.
해당 BJ는 “해변에 마네킹 같은 것이 있다”, “이거 찍어도 되나”라고 망설이면서 근처로 다가갔다가 시신임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아프리카TV측은 2일 “방송을 진행한 BJ가 시신임을 알아차리고 바로 방송을 중단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에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고의성이 전혀 없고 범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BJ에 별도의 제재를 내리지 않을 예정”이라며 “해당 방송을 진행한 BJ도 크게 충격을 받아 심리 상태에 문제가 없는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TV 측은 해당 영상을 사고 발생 후 즉시 삭제했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는 당시 방송 화면을 캡처한 사진들이 유포되고 있다.
지난달 1일에는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팝콘TV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출연자들이 방송장소인 부산의 한 모텔에서 날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뿌리는 행동을 보여주다 객실을 심하게 훼손해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문제는 인터넷 개인방송의 특성상 모니터링을 시청자 신고나 사후 심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사업자 신고만으로도 방송을 할 수 있어 사전에 위험 요소를 걸러내기 어렵다.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발간한 ‘인터넷 개인방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개인방송은 방송법상 방송서비스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공적 책임, 사업자 제한, 등급분류 등의 규제가 없다. 인터넷 개인방송 콘텐츠는 인터넷에 관련한 일반적인 규제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 7항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사후 규제를 받을 뿐이다. 방심위의 사후 규제도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미방위 소속 김성태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5년초부터 2016년 6월까지 개인 인터넷 방송에 관해 내용 삭제, 이용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린 사례는 126건이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TV가 자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영상을 적발해 영구정지, 일시정지 등의 처분을 내린 건수는 93만4,014건에 이른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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