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대 중반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자 증가 폭 역시 30만 명대에서 20만 명대로 내려 잡는다. 아울러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대형 공공기관의 인프라 투자 등을 늘려 경기 하방 압력을 막고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청탁금지법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골프장 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는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28~29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정부가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대를 제시하는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내년 취업자 증가폭 역시 30만명으로 예상했지만 역시 20만명대 후반으로 낮춰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부채관리로 상대적으로 자금상황에 여유가 있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필수 공공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과 LH 등이 유력하다. 한전은 전기자동차 인프라 확대, 공동주택 충전실 설치 확대 등에 대한 투자가 예상된다. LH는 기존 노후주택을 매입해 개량한 뒤 서민층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 주거 안정을 위해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던 청년리츠 사업을 내년 본사업으로 확정해 본격 추진한다. 내년 2,600억원을 투입해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 리츠를 2,000호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의 2,000호와 합쳐 총 4,000호의 청년리츠가 공급된다. 청년리츠는 최장 10년간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이용한 뒤 입주자 매입우선권을 활용해 취업이나 결혼 후에도 거주할 수 있는 제도다.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이하인 39세 이하 청년들이 지원 대상이다.
저소득층 가구에 지원되는 생계급여 제도도 내년에 확대 개편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1∼2인 가구가 많아지는 가구구조 변화를 감안해 생계급여 같은 복지제도(개선)를 고민해 보겠다”며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생계급여를 중심으로 한 복지제도 개편안이 포함될 것임을 시사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고령자 1인 가구 지급액 확대 등 근본적인 개편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정부는 청탁금지법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농축수산물 소비촉진 방안도 경제정책방향에 담을 예정이다. 일부 법정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해 쉬도록 하는 공휴일 요일제에 대한 논의도 내년 본격화된다. 정부는 지난 10월 발주한 공휴일 요일제 등 제도 개편 용역을 마무리하고 1차 결과를 검토 중이다. 정부는 보완작업을 끝낸 뒤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편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5법안 등 우리경제 체질을 바꾸는 방안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해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