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 명품 시장의 바로미터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한국 시장 공세가 거세다. 한류 열풍으로 아시아권 시장 파급력이 큰 데다 IT 기술 발달로 트렌드에 민감해 테스트 마켓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명품 업체들은하루가 멀다하고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한편 글로벌 행사를 서울에서 진행하는 등 갈수록 한국에 대해 노골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서울 강남에서 아시아 전역 언론사를 대상으로 내년 봄·여름 시즌 제품을 선보이는 ‘아시아 프레스 프리젠테이션’을 진행중이다. 서울에서 아시아 프레스 프리젠테이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호주 등 다양한 국가의 언론사가 행사에 참여한다. 구찌는 지난 5월에도 대만에서 2016년 가을·겨울 제품을 선보이는 언론 행사를 열었으나 당시에는 중국과 싱가포르 두 국가만 참여했다. 당시 아시아 언론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자 올해는 서울에서 규모를 키워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서울이 국내 명품 소비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한류 열풍의 발원지로서 아시아 전역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명품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출점도 계속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 중인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인 에르노는 서울 청담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200㎡(60.5평) 규모로 남·녀 컬렉션과 함께 방풍과 방수기능에 특화된 라미나르 컬렉션을 특별 판매한다. 앞서 프리미엄 패딩 몽클레르도 지난 9월 청담동 명품거리에 처음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고 노르웨이 유아용품 브랜드인 스토케 역시 지난 9월 청담동에 유아용품 전문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스포츠 브랜드 열풍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언더아머는 올해 한국 시장 직진출을 발표하고 내년 1월 강남에 초대형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NBA 농구 공식 후원사인 피크도 이달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캐나다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도 지난 5월 서울 신사동에 아시아 최초 플래그십스토어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들이 한국을 콕 집어 진출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이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류 영향으로 아시아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화장품·패션 등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 성향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윤선·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