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일자리가 최대 51만개 사라지고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전경련회관에서 ‘정치권의 최저임금 인상 경쟁과 그 폐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는 정치권 공약처럼 2017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현재 최저임금 6,030원과 시간당 만원 사이에 분포하는 약 618만명의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 탄력성을 적용해보면 이들 일자리 중 약 24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반적인 노동 수요 탄력성을 적용할 경우에는 무려 51만명의 고용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9,000원으로 인상하더라도 약 17만개에서 31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8,000∼9,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노동 시장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 중 최저임금제를 운영하는 15개국의 1980년부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최저임금을 6,030원에서 만원으로 인상하면 평균 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44%에서 73%로 높아지면서 경제성장률은 1.4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저임금이 9,000원으로 인상되더라도 경제성장률은 1.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거일 작가 겸 경제평론가도 기조연설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가난한 노동자의 임금 인상보다는 한계 일자리를 아예 없애는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결과 빈곤 계층은 일자리를 잃어 당장 어려움을 겪는 반면 일자리를 잃지 않은 사람들의 소득은 느는 불평등한 현상만 초래할 것”이라며 부작용을 지적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포퓰리즘성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며 “선의에서 시작한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없애는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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