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서 우리로 마크&크레이그 킬버거 지음, 해냄 펴냄<br>12세부터 각국서 봉사활동 킬버거 형제의 체험담<br>'나'보다 '우리'라는 공동체 통해 행복 만들어나가
해 뜨면 출근하고 해 지면 퇴근하는 직장인의 하루를 흔히들 ‘쳇바퀴 도는 다람쥐’에 비유한다. 남들보다 더 나은 집에서 살기위해,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하기위해 ‘성공’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앞만 보며 전진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출판업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전체 매출 중 경제경영 분야가 63.7%를 훨씬 넘었다. 인간관계ㆍ처세ㆍ시간관리ㆍ건강ㆍ다이어트ㆍ외국어ㆍ재테크 등 자신을 스스로 돕기 위한 이른바 ‘셀프 헬프’(Self-Help) 관련 책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 ‘셀프 헬프’는 끝없는 부의 추구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경쟁의식을 통해 자기만 잘 되고자 하는 욕망이라는 의미로 퇴색됐지만 원래는 인간의 잠재력과 영혼의 최고 경지에 도달하려고 노력하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힘이다.
셀프 헬프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고 ‘나’에 머물지 않고 ‘우리’라는 공동체를 통해 ‘경쟁’보다는 ‘행복’을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책이 나왔다.
12살 때부터 사회 봉사 활동을 해 온 마크와 크레이그 킬버거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나에서 우리로’(해냄 펴냄)다. 책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서점 진열대를 채워온 사회봉사와 관련된 여느 책들과는 조금 다르다.
나이가 들어 깨달은 바가 있어 시작한 중장년층의 봉사활동이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어린이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활동 해 온 평범한 청년들이 제시하는 ‘행복론’을 다루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사회활동을 정규 과목으로 포함시켜 의무감을 조성하는 국내 현실로 미루어 볼 때 책은 사회활동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지침서로 부족함이 없다.
봉사활동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일일이 나열하며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습관 한가지를 제시한다. ‘개인’을 연결해 ‘우리’가 돼 소속감을 느끼면서 서로 돕는 것. 바로 ‘셀프 헬프’의 정신을 뒤집어 실천하자는 것이다.
부모들의 입장서 보면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 두 청년은 자원봉사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정규 고교 과정을 그만두고 독학으로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고 두 청년은 가난하거나 특별하게 부자도 아니다. 동생 크레이그가 12살 되던 95년 두 소년은 세계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어린이에게 자유를’이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단체를 통해 둘은 전 세계 100만명의 굶주린 아이들을 구해 노벨 평화상 최연소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은 ‘스스로 돕는 일’이 무엇인지 ‘셀프 헬프의 뿌리’ ‘의미와 행복과 성공을 찾아서’ 등을 구체적인 이론과 사례를 제시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시간이 없어, 돈이 없어 자원봉사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사이사이에 꽂힌 오프라 윈프리, 데드먼드 투투 주교 등 사회 저명 인사들부터 평범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행복을 느꼈던 체험담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어떻게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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