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까다로운 코스로 선수의 기량을 평가하는 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US오픈. 62회를 맞은 올해는 1라운드가 천둥 번개 탓에 순연된 여파로 사흘 내내 파행 운영되면서 인내심과 집중력까지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간판 신지애(19ㆍ하이마트)의 진가는 악조건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 신지애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파인스의 파인니들스CC(파71ㆍ6,616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3라운드가 일몰로 중단되기 전 10번홀까지 2타를 줄여 중간합계 5언더파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올 시즌 KLPGA 무대에서 4승을 거둔 신지애는 난코스와 어수선한 분위기, 그리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28홀을 치르는 강행군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드라이버 샷 거리 260야드에 페어웨이 안착률 86%, 그린 적중률 74% 등으로 기량도 세계 정상급이었다. 단 4명뿐인 1, 2라운드 연속 언더파 스코어 기록자 명단에 오르면서 당당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첫날 1타를 줄여 공동5위에 올랐던 신지애는 이날 2라운드 경기에 나서 버디 4,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쳤고 곧이어 치른 3라운드에서도 중단되기 직전 10번홀에서 3번째 버디(보기 1개)를 뽑아내 순위표 맨 윗줄로 올라섰다. 1라운드 선두였던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19)은 2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뒤 3라운드 10번홀까지 1타를 잃었지만 1타차 공동2위(합계 4언더파)에 자리했다. 다른 한국 선수들의 순항도 이어져 13번홀까지 마친 김주미(23ㆍ하이트)와 12번홀까지 치른 이지영(22ㆍ하이마트)이 공동7위(합계 1언더파), 역시 3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박세리(30ㆍCJ), 장정(27ㆍ기업은행), 김주연(25), 박인비(19) 등도 공동11위(이븐파)에 포진했다. 11번홀까지 4타를 줄인 세계랭킹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13번홀까지 5타를 줄인 크리스티 커(미국)가 합계 4언더파 공동2위에 올라 강력한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박희영과 최나연, 박지은 아마추어 장하나 등은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