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금융, 통신, 유통 등 내수주 매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이 여전히 ‘팔자’에 있음을 유의하라며 외국인보단 기관 매수종목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으로 국민은행, 현대산업개발, 신한지주, KT,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신세계 등이 올랐다. 모두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대표적 내수주들이다. 외국인은 이들 말고도 KT&G, 삼성화재, 우리투자증권, 롯데쇼핑, CJ제일제당 등도 ‘사자’에 나서며 국내 기관과는 뚜렷한 매수 차별화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기관은 삼성전자, 현대차, 하이닉스, 기아차 등 최근 증시 주도주로 각광받는 ITㆍ자동차에 매수세를 집중시키며 ‘기관 주도장’을 연출했다. 외국인이 매수한 종목의 경우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기관 매수 상위종목에 비하면 안정감은 부족한 모습이다. 지난 한달간 국민은행(32.59%), 신한지주(32.44%), 하나금융지주(21.71%) 등 금융주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는 글로벌 신용위기가 진정되는 속에 정부의 규제 완화 및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이 상승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주들의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유통주들 역시 눈에 띄는 주가 회복세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반면 기관매수 상위종목인 삼성전자, 현대차, 하이닉스 등은 모두 한달간 15~17%씩 안정적 상승세를 보이며 꾸준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은행 등 일부 내수주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고 외부변수에 둔감한 경기 방어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세가 우세하고 일부 매수종목 역시 꾸준한 수급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힘이 없다”고 평가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내수주 관심은 단기적 성격이 강한 만큼 외국인을 따라가기 보다는 기관의 꾸준한 매수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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