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2강(노키아, 삼성전자) 3중(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에서의 성공여부가 사업성패는 물론 향후 글로벌 강자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를 제외한 3ㆍ4분기 빅5 휴대폰 업체들의 실적 발표 결과, 업계 1위와 2위인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빅3에 들기 위해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 가운데 신흥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둔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돋보인 반면 신흥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니에릭슨, LG전자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에서 지역별로 30~80%가량 성장하면서 5,18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지난 분기에 비해 판매량을 610만대나 늘렸다. 올해 2억대 판매가 목표인 삼성전자는 신흥시장의 비중을 선진시장과 같은 50%로 끌어올리며 2위 자리를 확고히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 향후 업계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시장 공략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LG전자 등이다. 특히 소니에릭슨, LG전자와 같이 유럽, 북미 등 선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업체들은 신흥시장으로 시장을 넓히지 못하는 한 ‘1억대의 함정’에 빠지기 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3분기에 소니에릭슨은 유럽시장 부진에 신흥시장 공략마저 실패하면서 적자 전환했고, LG전자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부진으로 판매량이 470만대 줄었다. 정도현 LG전자 CFO(부사장)는 “신흥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위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과 판매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노키아식 플랫폼 생산체제를 가동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저가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노키아의 경우도 신흥시장에서의 결과에 따라 시장지배력이 덜어질 가능성도 있다. 노키아는 시장점유율 38%로 현재 독보적인 1위지만 중남미와 아태지역 등 신흥시장에서 부진하며 지난 3ㆍ4분기 1억1,178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420만대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키아도 신흥시장에서의 판매가 줄어들 경우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시장은 무한한 성장성으로 인해 모두가 탐내는 시장이지만 자칫 독이 되기도 쉽다. 기존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판매ㆍ유통 채널을 새롭게 쌓아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의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다 날개 없이 추락해버린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이 신흥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휴대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흥시장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3,100만대 이상 팔린 삼성전자의 E250 모델과 같이 제대로 터진 히트모델이 있어야 할 뿐더러 판매ㆍ유통 채널 관리도 중요하다”며 “선진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2010년이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저가폰이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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