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일수 감소에 유가하락까지 겹쳐 지난달 수출액이 3.4% 감소했고 수입은 무려 1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입액이 더 크게 줄면서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인 76억달러를 넘었다. 무역흑자는 37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감은 여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액이 414억5,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액 감소에 대해 산업부는 2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2.5일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 유가하락으로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져 수출입 동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조업일수 감소 효과를 제외한 일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9.3% 늘어난 21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또 유가 영향 품목을 제외한 수출은 0.8%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수출 전선에 우려할 정도의 나쁜 신호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이 각각 -44.1%와 -24.2%를 보였고 가전(-23.3%)·섬유(-20.8%)·자동차(-16.3%)도 크게 줄었다. 자동차부품(-14.4%)과 평판디스플레이(-13.05)도 업황이 좋지 못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수출 물량은 증가했으나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또 가전은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수요가 겨울철 에어컨 수요를 대체해 좋지 못했고 섬유류는 중국의 섬유류 자급률 향상이 수출액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조업일수 감소에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 경기침체가 수출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행히 선박(127.2%)·반도체(6.9%)·컴퓨터(5.1%)가 증가세를 기록해 더 큰 폭의 수출액 하락을 막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업일수 감소에도 월간 무역수지와 일 평균 수출액이 크게 늘었고 수입액 급감에도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기업 채산성 개선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춘제 휴무가 2월에 집중된 중국(-7.7%)이 감소세를 주도했고 유럽연합(EU·-30.7%)과 러시아(-61.0%)의 타격도 상당했다. 하지만 대미수출은 7.4% 늘어난 50억900만달러로 호조를 보여 지난해 2·4분기 이후 꾸준히 우리 수출을 견인했다.
수입은 주요 원자재 수입단가 하락으로 전체 수입액은 줄었지만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2월 수입액은 337억9,900만달러였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6% 감소했다. 주로 석유제품이 55.1% 줄었고 원유와 가스도 각각 52.1%와 40.7%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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