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증권이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통해 쌍용화재 인수에 나섰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시간외 거래를 통해 쌍용화재의 전환사채권(CB) 200만주를 매입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번에 매입한 CB는 전량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 15.35%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로 쌍용화재의 대주주인 세청화학 등이 갖고 있던 물량이다. 리딩투자증권은 공시에서 ‘단순 투자’ 목적으로 ‘금융감독위원회의 지배주주 승인 전에는 쌍용화재에 대해 경영참가 등 지배력 행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경영참가 등을 위해 보유 목적을 변경할 경우 금감위의 지배주주 승인을 전제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다소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리딩측은 이에 대해 “공시한 대로 단순 투자일 뿐”이라며 “장기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 입장과는 달리 리딩투자증권은 이미 쌍용화재 인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쌍용화재 인수를 위해 이날 금감원에 출자 약정금액 1,010억원 규모의 PEF ‘리딩스탁펀드’의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딩측은 실적적인 대표인 ‘업무집행사원(GPㆍGeneral Partner)’을 맡아 인수전을 주도하는 한편 쌍용화재의 지분 50% 이상을 매입,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계 사모펀드인 호누아인베스먼트로의 매각 계획이 무산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쌍용화재 인수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쌍용화재의 한 관계자는 “해외 매각은 사실상 무산됐다”며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쌍용화재는 그동안 대주주간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조기 정상화에 난항을 겪으면서 금감위로부터 지난달 30일 경영관리능력 저하, 영업실적 저하 등을 이유로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 해외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호누아펀드의 불분명한 실체 탓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쌍용화재의 최대주주는 세청화학으로, 세청화학과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30.83%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쌍용화재 주가는 이날 매각 재개 기대감으로 최근의 약세에서 벗어나 전날보다 2.98% 오른 5,87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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