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펀드 수익률도 모처럼 풍년을 맞았다. 그러나 차익 실현성 환매 속출로 자금줄은 말라가는 데다 단기 조정이 우려되는 만큼 섣부른 신규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동양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 펀드는 최근 3개월 간 30.06%의 수익을 내며 전체 베트남펀드 중 1위를 기록했다.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 1(29.07%)와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증권 2(26.93%), 미래에셋베트남증권투자회사 1[주식혼합](21.25%) 등도 20% 이상의 높은 성적을 냈다. 1년 수익으로 보면 30~44%의 고수익을 기록하며 모처럼 투자자들 입가에 미소를 띄게 하고 있다.
서정두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최근 1년간 베트남증시가 25% 넘게 많이 오른 데다 그동안 상단이었던 500포인트 선에 진입하면서 단기 조정이 예상되지만,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유동성이 유입되면 다시 한번 상승할 것으로 보여 장기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웃으며 작별을 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펀드 상당수가 여전히 설정후 원금 손실상태인 상황에서 일부 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006~2007년 베트남 열풍 속에 관련 펀드 설정이 집중됐던 점을 고려할 때 펀드 투자자 대부분은 6년 넘게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해온 상태다.
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 1에서 최근 1년간 193억원이 빠져나갔고,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과 미래에셋베트남증권투자회사 1[주식혼합]에서도 각각 152억원, 130억원이 이탈했다. 1년간 자금이 순증한 펀드는 동양베트남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15억원) 뿐이었다.
신규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베트남 증시 전망이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가입 후 평균 3년 이내에 중도 환매할 경우 수수료를 떼는 경우가 많다”며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해외에 상장된 베트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실시간을 매매하는 게 수익률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베트남에 투자하는 ETF로는 미국에 상장된 마켓벡터베트남(Market Vectors Vietnam)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4.88%,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6.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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