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의 오차 없이 건조해야 하는 만큼 매일 매일이 새로운 도전입니다.” (김준철 삼성중공업 해양PM그룹 부장) 지난 24일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조선소 내 피솔지역. 이곳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플랜트인 필턴 B(Phiton-Bㆍ러시아 사할린 인근해역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와 생산 활동을 펼치게 됨) 건조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2층 데크에선 시추설비에서 생산설비로 연결되는 파이프 라인에 열선을 장착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3층 데크(주조정실)에선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급파된 파란 눈의 외국인 감독관과 회색 작업복 차림의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10여개의 모니터에 눈을 고정한 채 작업진행 속도 등을 주시하고 있었다. 김인호 해양기술영업팀 부장은 “사할린 인근 해역은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여 있는 곳이어서 영하 40도에도 버틸 수 있는 두께 100㎜의 초저온 특수 철강재가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원유 생산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플랜트 내부에 완전한 보온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세계 최대를 향한 끝없는 도전=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필턴B(Phiton-B)’는 세계 최대의 해양플랜트다. 하루에 260만㎥의 천연가스와 7만배럴의 원유생산을 겨냥해 만들어지고 있다. 김준철 부장은 “일반 LNG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틀에 박힌 선박이 아닌 선주의 개별 요구가 모두 담긴 플랜트인 만큼 건조 공정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며 “일반 선박 건조시 10여명의 선주사 감독관이 건조과정을 지켜보는 것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에는 무려 400여명의 감독관이 건조 현장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건조 중인 필턴B는 직전 세계 최대규모의 해양플랜트인 룬스코예-A(Linar-A)보다 훨씬 크다. 플랜트 내부에 설치되는 전선 길이만도 1,200㎞에 달하고 파이프 길이도 75㎞에 육박한다. 과거 룬스코예-A보다 전선은 480㎞, 파이프는 19㎞나 더 투입되며 가로 65m 세로 82m의 폭에 102m의 높이를 자랑한다. ◇최고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과시한다=이번 플랜트엔 삼성중공업의 새로운 공법을 적용한다. 해양플래폼의 경우 시추와 거주ㆍ생산설비로 각각 분리돼 현지 해상에서 최종 연결되는 게 일반적인 추세. 하지만 필턴B는 거제조선소에서 모든 설비를 하나의 선체에 통합해 건조한다. 원윤상 해양기술영업팀 상무는 “본체 중량만도 2만9,000톤에 이를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라며 “지난 2004년 1월에 착공한 이후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삼성중공업의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개의 초대형 해양플래폼(‘룬스코예-A’와 ‘필턴B’)을 건조함에 따라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사에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을 각인 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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