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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연기금은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초반 소폭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얼마 안돼 매도로 방향을 바꿨고 결국 253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마감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10~12월 매달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를 2,000선 위로 다시 끌어올리는 일등 공신의 역할을 담당했지만 최근에는 ‘증시 구원투수’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달 외국인이 3조원 가량 팔아치우며 코스피지수를 1,800선으로 끌어내렸을 때도 2,7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보였을 뿐이었다. ‘대규모’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럽발 우려에 미국, 중국의 경기부진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섣불리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 기관의 자금운용 담당 임원은 "주가가 이미 바닥권에 와 있다고 판단하고는 있지만,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본격적인 저가매수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가 빠진 만큼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 하고는 있지만 당분간은 큰 액션보다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측도 "당장의 시장 전망과 전략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재 20% 대인 주식 투자 비중을 오는 2017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던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 외부 변수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저가매수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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