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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생명 구한 '아름다운 회항'
입력2005-08-26 16:19:33
수정
2005.08.26 16:19:33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직후 긴급환자 발생에 4,000만원대 항공유 버리고 기수돌려 화제
한 여객기가 이륙 직후 어린 승객의 안전을 위해 비싼 항공유 73톤(4,000만원 어치)을 공중에 버리고 기수를 돌려 화제다.
2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18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L.A행 대한항공 KE017편은 항로에 접어든 지 10분만에 긴급환자가 발생하자 곧바로 회항했다. 어린이 승객 이모(4)양이 고열에다 의식이 혼미해지는 ‘열성 경련’ 증세를 나타냈기 때문. 응급조치를 취한 기장 등 승무원은 승객 중 의사를 찾아 ‘이 양의 상태로는 12시간 비행이 무리’라는 진단을 받자 기수를 돌리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에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항공기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착륙할 때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으면서 100톤 가량의 충격이 가해지므로 항공기 안전을 위해선 중량을 최대한 줄여야만 했던 것이다.
결국 선회 비행하던 항공기는 동해 상공 ‘항공유 방출구역’에 72.6톤에 이르는 기름을 쏟아낸 뒤 오후 4시48분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오후 5시5분께 인천공항에 착륙한 어린 환자는 곧바로 공항 의료센터로 직행, 정상을 되찾았고 비행기는 공중에 뿌린 만큼의 항공유를 다시 넣은 뒤 오후 6시22분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인천으로 회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유류비, 이착륙료 등 5,000만원 가량의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지만 승객 안전과 인명을 최우선하는 회사방침에 따라 신속한 회항으로 어린 생명을 구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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