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터넷TV(IPTV) 대신 TV포털인 ‘메가패스TV’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월께부터 메가패스TV의 콘텐츠를 보강하는 동시에 사용자환경(UI)도 대폭 개선한 후 적극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TV포털은 IPTV의 전단계로 지상파TV의 실시간 방송이 지원되지 않는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서비스다. KT는 현재 1만여명의 메가패스TV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KT는 올해안에 IPTV가 도입되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전략 아래 메가패스 TV 활성화를 자제해 왔다. KT가 TV포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에서는 IPTV 도입이 무산될 것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IPTV 도입을 위해 필수적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회 설치 법안이 다음달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IPTV 도입 계획은 장기간 표류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방통위 설치법안은 법안 내용을 놓고 방송위와 여당, 야당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남중수 KT 사장도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IPTV를 언급하지 않은 채 메가패스 TV의 활성화 방침만을 밝혔다. KT 입장에서는 IPTV가 표류할 경우 ‘꿩 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메가패스TV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야 할 입장이다. 지금까지 KT는 IPTV에 전력 투구하면서 TV포털 사업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경쟁사인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하나TV는 출시 된지 불과 몇 달 만에 20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KT가 앞으로 메가패스TV 가입자 확보 노력을 강화할 경우 하나TV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KT의 한 관계자는 “IPTV 도입은 빠를수록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메가패스 TV 활성화 계획은 어디까지나 ‘준비’ 수준”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