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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공식' 달라졌다

스타트업 성숙 단계 돌입

문어발 투자 관행 벗어나 사업 연관 큰 기업에 베팅

해외 진출 등 시너지 기대

벤처캐피털도 흐름 발맞춰 공동 투자 비중 대폭 늘려


최근 들어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수익을 고려한 단순투자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스타트업 시장이 성숙해가는 흐름에 발맞춰 사업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9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기업들이 사업 연관성을 고려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지난 2월 설립한 케이벤처그룹의 경우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위주로 인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고 게임회사인 네시 삼십삼분 역시 한국투자파트너스 출신의 수석 심사역들을 영입하면서 게임 관련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쇼핑·광고와 디지털마케팅·미디어, 콘텐츠·여행·O2O 등 5개의 분야로 모바일 사업을 구축한 공룡 벤처 옐로모바일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서만 60여 개의 회사들을 인수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수행하는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사업 연관성을 따지는 분위기는 스타트업이 외부 기업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유치할 때도 마찬가지다. 전국 맛집 배달서비스를 론칭한 록큰롤비즈니스그룹은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인 Sazze inc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모바일식권서비스인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와 헬스케어업체 눔은 각각 배달의 민족과 한미약품 계열사인 한미IT로부터 투자 유치를 했다.

기업들이 과거와 같이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해 문어발 식으로 투자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해외 네트워크 공유나 공동 영업마케팅, IT 인프라 활용 등 사업 연관 효과가 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투자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해외진출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투자 파트너를 찾는 것이 더 이롭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업계의 분석이다.



전문 벤처캐피털 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본엔젤스는 단독 투자를 주로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미국 벤처캐피털인 빅베이슨 등과 공동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시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서며 스타트업이 초기에 필요한 자금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데다 앞으로 해외진출과 비즈니스 모델 마련 등을 감안할 때 공동투자를 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이후로 본엔젤스가 진행한 약 25건의 투자 가운데 공동 투자 비중은 약 60 퍼센트에 달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역시 과거 벤처 붐이 절정을 이뤘던 2000년 초에는 대부분 단독투자를 했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투자 중 약 50%가 공동투자로 이뤄졌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갈수록 시중에 자금과 투자하는 주체 모두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괜찮은 스타트업과 창업자는 많지 않은 만큼 이제는 벤처캐피털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특장점을 갖고 있어야 하는 시기"라며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살려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벤처기업을 집중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투자 생태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 초기기업 전문투자사 대표는 "기업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가 활발해지는 만큼 벤처캐피털도 살아남으려면 고유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업계 전체적으로 옥석이 가려져 실력있는 투자사와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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