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자산증가 내역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다음달 중 이 분야만을 대상으로 집중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예보가 은행권의 특정 분야만을 대상으로 점검활동을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5월 중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주택담보대출시장을 주도해왔다. 예보의 한 고위 관계자는 9일 “우리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자산증가 속도가 지나친 측면이 있어 다음달 예정된 2ㆍ4분기 양해각서(MOU) 점검 때 이 부분을 유의 깊게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1ㆍ4분기 중 2조1,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4~5월 중 6조3,000억원으로 두달 만에 3배가량 급증했다. 우리은행의 4월과 5월 담보대출 증가규모는 각각 1조7,000억원, 1조3,000억원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과 농협의 증가규모는 3,00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예보는 우리은행이 자산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은 계속 줄어드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우리은행의 대출자산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이는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 등으로 조달비용은 높게 가져가고 예금금리는 올리는 등 대출운용은 낮게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ㆍ4분기 중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76%로 지난해 연간 수치(2.97%)보다 0.21%포인트 떨어졌으며 1ㆍ4분기 시중은행 평균치(3.06%)를 밑돌았다. 이에 앞서 예보는 지난해와 올 4월에도 우리금융 자산증가 속도에 대해 유의해달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자산증가 부분은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른 점검사항이 아니라서 주의조치 등을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많아 지속적인 관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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