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6월 들어 줄곧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설마 하던 코스피지수 1,700선이 붕괴되고 말았다.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악재의 위력이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어 추가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5일 미국 중앙은행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과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긴축 가능성을 암시하기는 했지만, 재차 부상하고 있는 신용경색 위험 재현과 저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주택시장, 이로 인한 연체율 상승 지속, 그리고 고용 및 소비의 부진 우려 등 미국 경제 성장을 위험하는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어 긴축의 시기와 강도를 가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달러화 약세의 저지가 쉽지 않다는 것도 주식시장의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7월3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미국과 유럽간의 금리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추가적인 달러약세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주초반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우려와 함께 국내외 증시도 추가 조정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 주식시장은 지수 1,670선의 지지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2차 지지선도 지수 1,630전후로 한 단계 더 하향될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초반 특히 ECB의 금리 결정회의 이전까지는 추가 지수조정을 염두에 둔 보수적인 시장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 단, ECB의 금리결정이라는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국내 증시의 기댈 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집계된 2ㆍ4분기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 4월말에 예상한 2ㆍ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금융제외)보다는 2.4%포인트 가량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43.8% 증가라는 높은 이익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익 전망에 기초해 볼 때 지수 1,630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이 지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인 10배에 해당돼 매우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주가 안정과 함께 반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건은 국제유가의 상승 기조가 ECB의 금리결정 이후에도 지속될지 여부인데, 만약 국제유가 상승세가 7월에도 지속되며 임계치인 배럴당 150달러(WTI 기준)를 웃도는 경우 기대하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기반한 주가 안정과 반전 모색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당분간 달러화 약세 국면이 유지되는 가운데 7~8월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란과 이스라엘간의 정정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들로 인해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차를 두고 중국의 에너지가격 인상을 통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9월 이후 예상되는 유럽과 미국간의 금리스프레드 축소 전망 등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함께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제유가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은 주식시장 입장에서 볼 때 가깝게는 위기지만 멀리 보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발상 측면에서 주가 하락시마다 저가 매수를 유인하는 동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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