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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들던 SK사태 `제2뇌관` 터지나
입력2003-04-07 00:00:00
수정
2003.04.07 00:00:00
강훈 기자
SK그룹 최고위층을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종결되는 듯 했던 검찰의 SK그룹 수사가 `SK 비자금`을 찾아내면서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더욱이 검찰은 비자금이 SK와 정ㆍ관계간 `은밀한 거래`에 사용된 정황을 포착, SK 비자금의 여파는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사건이 경제에 미친 수준에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모습 드러낸 SK 비자금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SK 구조조정추진본부의 비자금은 매달 1억5,000만~2억원으로 연간 20억원 안팎이다.
비자금은 지주회사 격인 SK㈜와 SK글로벌 SK건설 SK케미칼 등 그룹 4~5개 주력사가 분담해서 내는 수법으로 조성됐다. 이번 사안의 폭발력은 이 비자금들이 정ㆍ관계와의 뒷거래 등 부적절한 용도에 사용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SK 관계자 소환조사를 통해, 비자금이 계열사들이 통상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본의 단순 활동비가 아닌, 각종 사업 이권을 염두에 둔 특수용도로 사용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SK 수사가 시작된 2월부터 검찰 주변에서는 “SK가 정치권 인사들에게 거액을 건넸다” “로비로 사업권을 따냈다”는 등의 각종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현존 4대재벌`의 비자금 조성 과정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사용처 규명 과정에서 어떤 돌출변수가 튀어나올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
●비자금 전체 규모는?
검찰이 파악한 `비자금 담당 라인`은 그룹 오너인 `최태원 SK㈜ 회장-김창근 구조본 사장-구조본 재무담당 임원` 등이다.
SK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자금 업무는 최 회장의 일부 핵심 측근 외에는 누구도 그 규모와 집행 과정을 모르는 등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같은 `정기적 비자금` 외에 `부정기적 비자금`이 추가로 존재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뭉칫돈`이 필요할 경우 실적이 좋은 계열사가 비자금을 직접 집행하는 방법을 더 자주 쓴다”며 “이 경우 구조본은 지시만 하고 자금 흐름 경로에서는 배제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계열사 분담 형식의 SK 비자금 조성에는 SK의 주력사인 SK텔레콤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а`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석연치 않은 검찰 수사 배경
서영제 서울지검장은 최근 “나라를 망하게 하는 사건은 기소할 수 없다”며 당분간 대기업 수사의 보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사팀인 형사9부 역시 “SK 비자금은 없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는 예상 밖의 일이다. 특히 형사9부는 SK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한 지난 주에도 “관련자 기소 이후 SK의 누구도 부른 적이 없다”고 연막을 치는 등 극비리에 수사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정치권 수사자료를 축적하기 위해 SK비자금 수사를 극비리에 진행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훈 기자, 박진석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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