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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무엇이 문제인가] <하>이래야 산다

권한 일원화로 ‘원스톱 행정’ 가능하게<br>개발속도 더 빠르게…정부 과감한 지원 필요…저임 외국인 근로자 적극 활용도 고려할만

중동과 아프리카에 거미줄망으로 연결된 두바이의 제벨알리 항. 현재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이 550만TEU로 세계 9위를 자랑하지만 오는 2030년에 2,200만TEU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려야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사자는 달려서 가장 느린 가젤을 이겨야 굶어죽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네가 사자든 가젤이든 그것이 중요하다.” 아프리카에서 통용되는 격언이다. 두바이의 지도자 모하메드 셰이크(57) 국왕은 평소 이 격언과 유사한 “네가 사슴이든 말이든 살아남기 위해 달려야 한다”는 말을 자주 강조한다. 두바이가 급속하게 중동의 허브로 부상할 수 있게 된 데는 모하메드 왕의 이 같은 철학이 실천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을 만든 후 정부가 직접 돈을 들여 인프라를 깔았다. 기업들이 무엇이든지 쉽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부분 철폐했다. 가능할 수 있는 모든 인센티브를 집중시켰다. 기업들이 맘껏 뛰놀 수 있게 멍석을 깔아준 것이다. 두바이의 급속한 성장의 배경에는 균형발전보다도 이처럼 선택과 집중의 원리가 적용됐다. 두바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000달러, 외국인을 제외한 순수 자국민들의 국민소득은 5만달러가 넘는다. 원래 ‘빨리빨리’로 일컬어지는 속도는 우리나라의 대명사였다. ‘빨리빨리’ 풍조 때문에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수많은 부실공사를 부르기도 했지만 지난 70년대, 80년대 우리가 고속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 또한 속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다시 동북아 허브전략을 통해 ‘넛크래커 속의 호두’라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허브도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허브 자리를 선점하고 지속적으로 선도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 개발속도는 너무 느리다. 원스톱 행정이 이뤄지지 못해 입주하고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정부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돈도 과감히 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우선 개발과 관련된 중앙정부의 권한과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청에 모두 집중시키고 이를 통해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경제자유구역의 비전을 이끌고 부처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재정경제부 산하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을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방안도 검토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고병우 IBC포럼 운영위원장(전 건설부 장관)은 “경제자유구역청장이 자율적으로 정책ㆍ재정ㆍ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제도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제언했다. 경제자유구역은 국가생존, 국가의 미래를 걸고 있는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사업인지, 지방사업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가득하다. 전일수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은 “경제자유구역의 선진화를 이뤄내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도”라며 “경제자유구역이 국가 주도 사업임을 명확히 하고 강력하게 추진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바이처럼, 싱가포르처럼 외국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바이는 미화 200~300달러의 저임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해 두바이를 부자로 만들었다. 두바이 인구의 85%가량이 외국인일 정도다. 중국에서는 홍콩ㆍ상하이에 이어 발해만 빈하이가 빠른 속도로 허브로 건설되고 있다. 우리가 주저하는 사이에 상하이는 우리를 추월하고 있고 빈하이는 급속히 추격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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