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액면분할을 통해 몸집을 줄여 증시로 돌아온 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주당 300만원이 넘는 비싼 몸값 탓에 기관과 외국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아모레퍼시픽이 '국민주'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7.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개인 평균 거래 비중 18.3%와 비교해 무려 3배 넘게 높은 수치다. 액면분할 이후 10거래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지난 8일(52.9%) 단숨에 50%를 넘어선 개인의 거래 비중은 11일에는 58.5%까지 증가하며 60%대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평균 53.8%에 달했던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이날 현재 21.2%까지 낮아졌고 기관 역시 지난해 27.3%에서 24.1%로 줄어들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인 거래 비중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그동안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얼마나 아모레퍼시픽의 매수를 원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이 좋은 투자처를 만들어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개인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일 평균 16만5,877주(액면분할 환산 10배 적용)에 불과했던 거래량은 액면분할 이후 거래 재개 첫날인 8일 110만6,817주로 7배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11일에도 72만여주가 거래됐다. 지난해 293억원에 그쳤던 일 평균 거래대금 역시 8일 4,202억원으로 14배 이상 급등했으며 12일(1,297억원)에도 삼성전자(005930)(2,826억원)와 컴투스(078340)(1,869억원)에 이어 거래대금 규모 3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개인들의 거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아모레퍼시픽이 국민주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모레퍼시픽은 유동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액면분할 효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과 중국 등 최근 증시를 이끄는 대세의 중심에 있는 상황에서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까지 용이해진 만큼 향후 '국민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아모레퍼시픽은 8일부터 12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1,9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들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키움증권(039490)은 올 1월에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의 매수 상위 창구 15위 안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액면분할 이후 개인 참여가 늘면서 이달 들어 매수 상위 창구 1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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