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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가 누워 있는 세월호 선체를 통째로 인양 가능하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또 세월호 선체 인양에 걸리는 시간은 기상 여건 등이 양호하다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비용은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000억원, 그렇지 않은 경우 최대 2,000억원 가까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해양수산부는 10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월호 선체처리 TF의 기술검토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인양 방법 검토 등을 위해 출범한 TF는 서울대·KAIST 등 학계와 삼성·한진중공업 등 관련 업체 민간전문가 18명, 그리고 해수부·국민안전처·해군 등 공무원 11명 등으로 구성됐다.
TF는 인양 방법과 관련해 선체를 수중에 띄워 물살이 약한 해역으로 이동시킨 뒤 '플로팅 도크'로 인양하는 방식이 가장 낫다고 분석했다.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도크를 조합하는 게 다른 방식에 비해 안전하고 실종자 유실 및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양은 일단 누워 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지 않고 선체 측면에 93개의 구멍을 뚫어 와이어를 선체 내부의 구조물에 연결한다. 그 이후 1만톤급과 8만톤급의 대형 크레인이 선체를 해저면에서 3m가량 들어 올린다. 크레인이 해저 2.3㎞가 떨어진 동거차도 인근 수심 30m 인근 해역까지 선체를 이동시킨 뒤 플로팅 도크에 실어 선체를 띄우면 인양 작업이 끝나게 된다. TF는 다만 세월호 선체를 통째로 인양하는 방식이 세계최초인 만큼 위험요소도 크다고 지적했다. 민간전문가인 이규연 서울대 명예교수는 "세계적으로 선박을 통째로 인양한 사례가 없고 또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며 "선체의 부식상태, 인양점 등 위험하고 불확실한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TF는 이달 안에 인양이 결정될 경우 준비 절차를 거쳐 7월경 인양 설계 작업이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상여건이 괜찮다면 세월호는 인양 설계 작업 시작을 기점으로 빠르면 1년 만에 인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달 말까지 인양 여부가 결정된다면 인양 작업을 수행할 민간업체를 선정하는 데 1~2개월이 소요된다. 늦어도 7월 업체가 선정되면 설계에 들어가는 3개월의 시간을 포함해도 내년 7월이면 인양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사고지점인 맹골수도의 기상여건이 예년 평균과 동일하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TF 단장)은 "기상 상태가 나쁘거나 인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분적 실패가 발생한다면 약 1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인양을 위한 잠수 작업이 가장 양호한 시기로는 5~6월, 9월 하순~10월 중순이 꼽혔다. 연간 잠수작업 가능 일수는 208일 정도로 산출됐다.
비용은 별문제 없이 1년 만에 인양이 완료된다면 1,000억원, 기상이 좋지 않고 부분적인 기술 문제가 발생해 1년 6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경우에는 1,500억원, 가장 많게는 2,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TF는 조만간 기술검토 결과를 최종확정하고 전문가와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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