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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화 정유부문 인수계약
입력1999-04-02 00:00:00
수정
1999.04.02 00:00:00
손동영 기자
5대그룹의 8개 업종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가운데 처음으로 정유부문의 인수계약이 마무리됐다.현대정유와 한화에너지는 2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현대의 한화에너지정유부문 및 한화에너지프라자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체결식에는 정몽혁(鄭夢爀) 현대정유 사장, 우완식(禹完植) 한화에너지 사장, 박태영(朴泰榮) 산업자원부 장관, 한화와 현대의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과 외환은행의 김진만(金振晩), 이갑현(李甲鉉) 행장이 참석했다.
◇계약 내용=현대정유는 한화에너지 주식의 38.817%(946만3,495주)와 한화에너지프라자 주식 100%(400만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2개월동안 산동회계법인, 법무법인 태평양 등과 함께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양사는 계약체결이후 120일이내에 인수작업을 완료키로 해 늦어도 6월말 이전에 실사와 정산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현대정유와 한화에너지의 채권단은 지난달 한화에너지의 단기부채 1조3,600억원중 1조2,200억원을 장기부채로 전환하는 금융지원조치를 결정했다.
◇현대정유의 향후 경영계획=현대정유는 한화에너지가 상장회사인 만큼 향후 2~3년간은 별도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유통회사인 한화에너지프라자는 조만간 합병할 계획이다.
현대정유는 또 이날부터 저유소와 상품권을 한화에너지와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는 한화에너지 인수로 취약했던 수도권 유통망을 대폭 강화하고 국내시장 점유율을 20%대로 확대, SK㈜·LG칼텍스정유에 이어 정유업계 빅3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현대정유는 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의 국영투자회사인 IPIC사로부터 5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협상도 곧 재개할 방침이다.
남은 문제는 3조원의 한화에너지 부채. 현대는 향후 부채비율 산정시 이들 부채를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위원회는 예외인정 불가라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그룹의 연내 부채비율 200% 감축이 힘든 판국에 3조원의 부채 추가는 부담스러운 짐이다.
◇한화는 작고 알찬 기업으로 거듭난다=재계 서열 8위의 한화는 부채 3조원 가량의 한화에너지를 매각, 그룹 부채비율을 328%에서 255%로 획기적으로 줄이게 됐다. 연말까지는 180%로 낮출 계획이다. 또 한화종합화학, ㈜한화 등 주력 계열사들이 떠안고있던 한화에너지의 채무보증도 일거에 해소됐다.
한화는 매출액이 12조원 규모에서 6조원대로 떨어지지만 「작고 알찬」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또 한화종합화학과 ㈜한화 화약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화학업종을 핵심업종으로 삼고 한화유통과 한화국토개발 등 유통·레저업종을 전문업종으로 육성하는 형태로 2차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한화의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액 6조2,000억원, 영업이익 5,730억원이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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