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출시 첫 날, 단숨에 30만 계좌가 만들어졌다.
첫 납입금액만 3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은행끼리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려다 보니 ‘국내 최고금리’를 내세운 곳만 3개 은행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16개 은행에서 재형저축이 출시된 전날 각 은행에 만들어진 재형저축 계좌는 약 30만개로 잠정 집계됐다.
1인당 1계좌를 만들었다고 가정하면 재형저축 잠재고객으로 추정된 900만명 가운데 3.3% 정도가 첫날 가입한 셈이다.
가장 먼저 연 4.6%(우대금리 포함)로 최고금리를 내놓은 기업은행이 6만5,000 계좌로 선두로 나섰다. 우리은행도 이와 비슷한 6만5,000 계좌를 유치했다.
다른 시중은행은 국민은행 6만 1,000개∙하나은행 4만개∙농협은행 1만8,000개∙외환은행 4,000개 등으로 파악됐다.
소득 증빙 자료를 출력하는 국세청 홈페이지가 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관심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가입자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거래가 많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실적이 좋은데, 암암리에 ‘꺾기’(구속성 예금)가 이뤄진 것 아니냐”고 의혹 어린 시선도 보냈다.
납입금액은 계좌당 10만원 안팎이다. 가입 초기인 데다 여러 은행에 분산 예치할 수 있어 납입 한도(분기당 300만원, 월 100만원)에 못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갓 출시해 고객들도 눈치를 살핀 듯한데, 이 정도면 첫날치고 꽤 높은 실적”이라며 “평균 납입액은 나중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최고금리 경쟁은 출시 당일에도 계속됐다.
지방은행 가운데 광주은행이 4.2%이던 최고금리를 이날 4.6%로 전격 인상해 경쟁에 불을 지폈다.
약관 편법개정 시비로 진통을 겪었던 외환은행은 이날 4.0%인 고시금리를 4.3%로 인상하고 우대금리 0.3%를 얹어 역시 4.6%를 제시했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4.6%를 제공하는 ‘최고금리 은행’은 이로써 기업·외환·광주 등 3곳이 됐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고금리라는 마케팅 효과를 고려해 다른 은행들도 고시금리를 조정하는 방법으로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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