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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인 IMM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며 전략적투자에 나선 캐프(CAP)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자동차 와이퍼 제조사인 캐프의 상장이 이뤄지면 IMM은 투자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단기수익만 좇는다'는 PEF에 관한 일부의 잘못된 인식을 씻고 경영능력을 증명하게 된다.
IMM그룹 고위관계자는 3일 "투자기업인 캐프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며 하반기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이내 코스닥시장에 입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IMM은 캐프의 지분 9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경영권을 갖고 있다. IMM 측은 캐프의 상장 주관사로 최근 신한금융투자를 선정해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IMM은 캐프의 코스닥 상장 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선에서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병행할 계획이어서 투자자금의 일부를 회수하는 한편 캐프의 질적성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IMM그룹은 캐프 상장을 통해 지난 2013년 인수 당시 불거진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자본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고 기업 경영능력을 입증할 방침이다. IMM PE와 IMM인베스트먼트는 2010년 국민연금 등에서 자금을 모집해 캐프의 상환우선주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캐프는 파생상품인 키코(KIKO)·스노볼에 투자,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 재무적으로 어려움이 컸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 캐프의 경영이 악화하자 IMM그룹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2013년 5월 임시 주총을 열어 김영호 IMM PE 부사장을 캐프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캐프 창업주인 고병헌 회장과 일부 노조 관계자들은 IMM을 '투기자본'으로 규정하며 김 대표의 출근을 저지하고 법적소송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IMM이 차분하게 법적분쟁에 대응하고 임직원 및 협력업체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캐프를 안정화해 회사는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재무와 마케팅 등에 IMM의 축적된 노하우와 송인준 IMM PE 대표의 리더십, 독일 보쉬 등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일체형 와이퍼를 개발한 캐프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다. 캐프는 2013년 전년 대비 3.6% 증가한 86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10%가량 늘어난 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캐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3년에 비해서도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IPO의 목적도 캐프가 안정화 궤도에 접어들었음을 대외적으로 증명하려는 것에 있다. IMM은 향후 캐프의 매각도 상장 후 회사가 확실한 성장단계에 진입했을 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 검증을 받은 상장사는 비상장사에 비해 몸값이 높을 수밖에 없다. IMM그룹 관계자는 "캐프의 코스닥 상장을 통해 사모펀드의 경영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면서 높은 투자수익도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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