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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용지업계] 외국바람 거세다
입력1999-04-02 00:00:00
수정
1999.04.02 00:00:00
박형준 기자
국내 신문용지 산업이 「주인바꾸기」와 「몸집불리기」로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고있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팝코의 출범으로 한솔제지 전주공장과 신호제지 청원공장이 한식구가 됐고 한라펄프제지를 인수한 미국 보워터가 추가적인 국내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세풍제지도 외자유치를 하기 위해 공장매각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제지산업 인수합병(M&A) 추세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 3국간 합작을 성공으로 이끈 곳은 한솔제지. 한솔은 연간 생산량 100만톤의 신문용지 단일공장으로 세계 3위를 자랑하는 전주공장을 과감히 M&A시장에 내놓고 캐나다(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노르웨이(노르스케스코그)를 끌어들여 자본금 6억달러짜리 회사(팝코)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노르스케스코그로 잠시 명패를 바꿨던 18만톤(연간)짜리 신호제지 청원공장이 팝코청원이 됐고 팝코전주(한솔제지 전주공장)와 한 회사 밑으로 들어갔다. 이 딜(DEAL)은 국내 1위와 5위가 뭉친 것이었다.
중위권 그룹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25만톤 정도의 「미들급」들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곳은 미국 보워터사다. 보워터는 97년말 그룹 부도와 함께 좌초됐던 한라펄프제지를 지난해 7월 인수해 「보워터한라제지」로 만들었다. 한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입성에 성공한 보워터는 한국을 중국과 아시아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며 여세를 몰아 한국내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보워터한라의 25만톤으로는 한국시장을 잡기에도 부족한 양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워터는 최근 또다른 중견업체인 대한제지 인수를 마음에 두고 있다. 미국 본사 고위 임원들이 대한제지를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는 등 본격적인 채비에 돌입했다. 최소 50만톤 규모를 갖춰야만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제지의 소유주인 양승학(梁昇鶴) 회장이 회사매각에 대한 결단을 미루고 있어 협상진전은 더딘 편이지만 조만간 결말이 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본지 26일자 11면 참조
보워터한라·대한제지와 함께 중견업체로서 3각 구도를 형성해온 ㈜세풍도 머지 않아 외국업체에 공장을 팔 계획이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중인 이 회사는 재기를 위해 제지부문의 매각을 통한 외자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에 합의한 후부터 조흥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왔으며 네델란드계 투자은행이 중간에서 다리역할을 맡고 있다. 시장상황도 이같은 합종연횡(合從連衡)을 부추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솔제지(팝코전주)와 한국노르스케스코그(팝코청원)의 결합을 승인하면서 국내 시장점유율을 50% 이하로 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이들 두 회사가 가지고 있던 65%의 시장점유율 가운데 15%포인트 가량을 다른 업체가 가질 수 있게 됐다.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100만톤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15%포인트는 물량으로 약 12~13만톤 정도. 국내 신문용지 업체들의 수출비중이 평균 50%가량이라면 정확히 25만톤짜리 업체가 M&A에 적합하다는 계산이고 이는 중견업체들의 M&A에 촉진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업계는 제지가 장치산업인 만큼 규모의 경제효과가 뚜렷한 업종이고 이에 맞춘 세계적인 인수·합병 바람에 한국이 비껴갈 수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박형준 기자 HJ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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