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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한화, 이라크서 2조 추가 수주

"최악 상황에도 현장 지킨다" 김승연의 '믿음경영' 통했다

내전 발발에도 3차례나 방문

비스마야 사업 수주에 큰 역할

2012년이어 누적수주 100억弗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이라크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아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한화는 끝까지 공사현장을 지킬 겁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라크를 방문할 때마다 현지에서 만난 정부·업계 관계자들에게 이 점을 거듭 강조했다. 어떤 경제적 메리트보다 '한화=신뢰'라는 것 이상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내전 발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 회장은 세 차례나 이라크를 방문했고 그의 진심은 결국 통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의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추가 수주한 것도 김 회장이 발 벗고 나선 덕이 크다는 평가다.

한화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김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단순히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동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핵심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스마야 사업의 경우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현지를 방문, 누리 알말리키 당시 이라크 총리와 직접 얼굴을 맞대며 관계를 다지는 노력 등으로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오는 2019년 완공, 약 60만명이 입주하게 될 비스마야 신도시는 내전의 상흔을 극복한 이라크의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해 말 경영에 복귀한 직후 택한 첫 해외 출장지가 비스마야 건설현장일 정도로 중동 사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당시 김 회장은 공사현장을 둘러본 후 사미 알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과 만나 추가 사업 수주를 논의했다. 알아라지 의장은 이라크 내전으로 철수하는 다른 나라 기업들과 달리 약속대로 현장을 지킨 한화에 "감복했다"며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현지 직원에 대한 격려와 감사 표시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당시 출장에 앞서 의견을 취합해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광어회 600인분을 한국에서 공수해 현지 직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중동 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한화건설뿐 아니라 다른 그룹사의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상업생산을 개시했다.

한화케미칼은 앞서 민간 석유화학 업체인 시프켐과 합작해 인터내셔널폴리머스(IPC)를 설립한 바 있다. IPC는 앞으로 연 15만톤 규모의 EVA를 생산해 한화케미칼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동에서 합작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은 한화케미칼이 국내 최초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현지파견 직원들의 노력이 이라크 등지에서는 감명 깊게 비치는 것 같다"며 "최근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중동은 미국·유럽·일본 등 기술력을 갖춘 선진국과 중국·터키처럼 낮은 인건비를 내세우는 개발도상국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앞으로 중동에서 건설·화학뿐 아니라 태양광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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